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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아니아 방사능 사고, 고철상이 주운 예쁜 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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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yohan_cuts가 10개 글로 이어 쓴 이야기를 한 페이지로 모았습니다. 본문 아래에는 댓글 5개를 원래 순서대로 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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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글 · 댓글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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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yohan_cuts · 10월 8일

"고철상이 주운 '예쁜 가루'의 정체, 11만 명이 검사받은 고이아니아 방사능 사고"
고철상은 그게 예뻐서 집 안에 들여놓음
1987년 9월, 브라질 중부 도시 고이아니아.
고철상 주인 데바이르 페헤이라가 고물 더미에서 이상한 걸 발견함. 금속 덩어리 속에 든 작은 캡슐. 구멍 난 틈에서 파란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음.
불도 안 켰는데 혼자 빛나는 가루였음.
데바이르는 그걸 곧바로 집 안으로 가져감. 귀한 물건이거나 신비한 뭔가라고 생각한 것.
그리고 사흘 동안 가족과 친구들을 불러서 보여주고, 조금씩 나눠 줬음.
그 가루는 세슘-137이었음. 암 치료 기계에 들어가는 방사성 물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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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yohan_cuts · 10월 8일 2/10

가루의 출처는 한 방사선 치료 병원이었음.
병원은 1985년에 다른 곳으로 이사했음. 근데 1977년에 사들인 방사선 치료 기계 한 대를 옛 건물에 그대로 두고 감.
건물을 두고 소유권 다툼이 벌어져 있었음. 그 바람에 기계는 치워지지도 않고 방치됨.
모르고 그런 게 아니었음. 사고 1년 전인 1986년 9월, 법원에 "그 건물에 방사성 물질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통보됨.
알면서도 1년을 더 그대로 둔 것. 건물에는 경비원 한 명을 세워 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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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yohan_cuts · 10월 8일 3/10

1987년 9월 13일, 그 경비원이 출근을 안 함.
그날 두 남자가 빈 건물에 들어갔음. 호베르투와 바그네르. 폐건물에 돈 될 고철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온 사람들이었음.
둘은 치료 기계에서 무거운 금속 덩어리를 뜯어내 손수레에 실어 집으로 가져감.
그 덩어리가 방사선원을 감싼 차폐 장치였음. 안에 든 캡슐은 지름 5cm, 길이 5cm쯤. 손바닥에 올라가는 크기임.
그 작은 캡슐에 세슘이 1,375퀴리 들어 있었음. 숫자가 감이 안 오는데, 맨몸으로 가까이 있으면 안 되는 양이라고만 알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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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yohan_cuts · 10월 8일 4/10

둘은 그날 저녁부터 구토를 함. 방사선에 노출됐을 때 나타나는 증상임.
근데 둘은 뭘 잘못 먹었다고 생각했음.
이틀 뒤 바그네르가 병원에 갔음. 의사의 진단은 식중독. 집에 가서 쉬라고 함.
9월 16일, 호베르투가 드라이버로 캡슐의 창을 뚫음. 안에서 짙은 파란빛이 나오는 걸 봄.
화약인 줄 알고 불을 붙여보려 했다는 얘기도 전해짐.
9월 18일, 호베르투는 그 금속 덩어리를 고철상에 팔았음. 그 고철상 주인이 데바이르였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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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yohan_cuts · 10월 8일 5/10

데바이르의 집에 사람들이 드나들었음. 다들 빛나는 가루를 구경했고, 조금씩 얻어 감.
고철상 직원들은 금속에서 납을 떼어내는 일을 하면서 가루를 그대로 만졌음.
데바이르의 동생 이보도 가루를 얻어 자기 집에 가져감. 이보한테는 여섯 살 딸 레이데가 있었음.
레이데는 그 가루가 묻은 손으로 음식을 먹었음.
아무도 몰랐음. 냄새도 없고, 맛도 없고, 뜨겁지도 않았음. 그냥 예쁘게 빛났음.
우리가 보기에 이 사건에서 제일 무서운 건 이 대목임. 위험한 것은 위험하게 생겼을 거라고 다들 믿는데, 이건 정반대로 생겼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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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yohan_cuts · 10월 8일 6/10

9월 21일쯤부터 데바이르의 아내 마리아 가브리엘라가 아프기 시작함.
둘러보니 자기만 아픈 게 아니었음. 남편도, 직원들도, 집에 왔던 사람들도 다 비슷하게 아팠음.
마리아 가브리엘라는 짚었음. 그 가루가 온 뒤로 다들 아프다는 것.
그사이 금속 덩어리는 다른 고철상에 넘어가 있었음. 그는 거기까지 가서 그걸 되찾아옴.
9월 28일, 그걸 들고 병원으로 감.
의사도 과학자도 아니었음. 근데 16일 동안 아무도 못 한 연결을 이 사람이 해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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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yohan_cuts · 10월 8일 7/10

병원 의사들도 처음엔 그게 뭔지 몰랐음.
다음 날인 9월 29일, 의료 물리학자 한 명이 방사선 측정기를 들고 옴. 측정기가 반응함. 방사능이 확인된 순간임.
캡슐이 뜯긴 지 16일 만이었음.
16일 동안 그 가루는 집 여러 채와 고철상 두 곳과 손수레와 사람들 몸을 거쳐 감.
당국이 움직이자 도시가 뒤집힘. 사람들이 검사를 받으려고 몰려들었음.
검사받은 사람이 약 11만 2천 명. 그중 249명의 몸에서 의미 있는 수준의 방사성 물질이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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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yohan_cuts · 10월 8일 8/10

사망자는 네 명임.
여섯 살 레이데, 10월 23일. 이상하다는 걸 처음 알아챈 마리아 가브리엘라, 같은 날. 서른일곱 살이었음. 고철상 직원 이스라엘 스물두 살, 10월 27일. 직원 아드미우송 열여덟 살, 10월 28일.
레이데의 장례식에서 벌어진 일이 이 사건의 또 다른 상처임.
묘지 주변 주민 2천 명 넘게가 몰려와 매장을 막으려 했음. 시신이 땅을 오염시킬 거라는 공포였음.
여섯 살 아이는 피해자였는데, 죽어서는 위험물 취급을 받은 것.
데바이르는 아주 많은 양에 노출되고도 살아남음. 그리고 1994년에 죽음. 우울증과 술이 겹친 간경변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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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yohan_cuts · 10월 8일 9/10

뒷정리는 도시 일부를 뜯어내는 일이었음.
오염된 집 여러 채를 통째로 헐었음. 마당과 길의 겉흙을 걷어냄. 가구, 옷, 사진, 장난감 같은 살림살이도 전부 폐기물이 됨.
그것들은 통에 담겨 도시 밖 외딴 곳으로 옮겨져 보관됨.
사라진 세슘을 다 찾지는 못했음. 원래 양의 일부는 끝내 회수가 안 됨.
이 사고는 국제 원자력 사고 등급에서 5등급을 받았음. 원자력 발전소가 아닌 곳에서 난 사고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등급임. 국제원자력기구는 세계 최악의 방사능 사고 중 하나로 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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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yohan_cuts · 10월 8일 10/10

그럼 기계를 버리고 간 사람들은 어떻게 됐나.
병원 소유주들은 사고 자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았음. 법 적용 시점의 문제 때문이었음. 한 명이 건물을 방치했다는 이유로 벌금을 냈을 뿐임.
2000년에야 법원이 피해 보상을 명령함. 사고 13년 뒤임.
우리가 이 사건을 다시 읽으면서 든 생각은 이거임.
고철을 주운 사람들을 탓하기 쉬움. 근데 그 사람들은 그게 뭔지 알 방법이 없었음. 경고 표시를 읽을 줄도, 그런 물질이 있다는 것도 몰랐음.
알고 있던 건 반대쪽이었음. 병원도 알았고 법원도 통보받았음. 아는 쪽이 아무것도 안 했고, 모르는 쪽이 값을 치른 것.
위험한 물건은 끝까지 치우는 사람이 있어야 함. 누군가 버리고 간 자리는 결국 제일 모르는 사람이 줍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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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little.paws.santa · 10월 8일 #1

아기가 죽은게 너무 마음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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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yohan_cuts · 10월 8일 #2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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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care_and_behappy · 10월 8일 #3

넷플릭스에서 라디오액티브 이머전시라는 제목으로 드라마화 한 역사… 보면서 너무 참담하고 끔찍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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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scl · 10월 9일 #4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고가의 귀금속물질 빼돌려 팔아먹었음.
그리고 원자로 폐자재도 허술하게 관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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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_e_tactics · 10월 9일 #5

그래서 기본적인 교육이 필요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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