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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오스 호수, 1,746명이 상처 없이 숨진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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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yohan_cuts가 10개 글로 이어 쓴 이야기를 한 페이지로 모았습니다. 본문 아래에는 댓글 36개를 원래 순서대로 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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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yohan_cuts · 10월 11일

'마을 사람 1,746명이 상처 없이 숨진 밤, 범인으로 지목된 호수는 핏빛으로 변해 있었음'
1986년 8월 21일 밤 9시쯤, 아프리카 카메룬 북서쪽 산골. 니오스, 캄, 차, 수붐이라는 작은 마을들이 계곡을 따라 이어져 있음.
하루 일을 마친 사람들이 하나둘 잠자리에 들 시간이었음. 비명도, 폭발도, 불길도 없었음. 조용한 밤이었음.
다음 날 아침, 이 마을들에서 1,746명이 숨진 채 발견됨. 소 3,500마리도 함께.
이상한 건 그다음이었음. 시신들에 싸운 흔적도, 무너진 집도, 불탄 자국도 없었음. 많은 사람이 그냥 잠든 자세 그대로였음. 소들도 서 있던 자리에서 쓰러져 있었고, 파리까지 죽어 있었음.
범인은 마을 위쪽에 있던 호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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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yohan_cuts · 10월 11일 2/10

마을 위쪽, 산꼭대기에 니오스 호수가 있었음. 오래된 화산의 분화구에 물이 고여 생긴 호수임. 둘레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물은 파랗고 잔잔했음.
크지 않은 호수였음. 근데 깊었음. 가장 깊은 곳이 200m가 넘음.
호수 아래 계곡에는 소를 키우는 사람들이 살았음. 물이 있고 풀이 있는, 살기 좋은 곳이었음.
이 호수가 사람을 해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음. 화산은 오래전에 조용해졌고, 호수는 그냥 호수처럼 보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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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yohan_cuts · 10월 11일 3/10

근데 이 호수에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있었음. 호수 밑 땅속 깊은 곳에서는 지금도 화산 가스가 조금씩 새어 나옴. 그중 하나가 이산화탄소임.
이 가스가 호수 바닥 물에 녹아듦. 바닥은 물의 무게에 눌려 있어서, 가스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계속 쌓임.
탄산음료를 생각하면 됨. 뚜껑 닫힌 콜라 병 속에는 가스가 엄청 녹아 있지만, 가만히 두면 조용함. 근데 흔들거나 뚜껑을 따는 순간 거품이 한꺼번에 터져 나옴.
니오스 호수 바닥이 딱 그 상태였음. 거대한 콜라 병. 위쪽 물과 아래쪽 물이 층으로 나뉘어 섞이지 않았고, 아래층에는 가스가 꽉 차 있었음.
누군가 그 병을 흔들기만 하면 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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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yohan_cuts · 10월 11일 4/10

그날 밤 뭔가가 호수를 건드렸음.
뭐였는지는 지금도 확실히 모름. 지질학자들은 대부분 호숫가에서 작은 산사태가 일어났을 거라고 봄.
바닥 물이 조금 위로 밀려 올라가자, 눌려 있던 가스가 기포로 변하기 시작함. 기포가 물을 끌고 올라가고, 끌려 올라간 물에서 또 기포가 터짐. 한번 시작되자 멈출 수 없는 연쇄 반응이었음.
호수 전체가 뒤집힘.
수면 위로 물과 거품 기둥이 약 100m 높이로 솟구침. 그 충격으로 25m가 넘는 파도가 호숫가 한쪽을 때림.
그리고 호수에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한꺼번에 하늘로 뿜어져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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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yohan_cuts · 10월 11일 5/10

이산화탄소에는 중요한 성질이 하나 있음. 공기보다 무거움.
하늘로 솟구친 가스는 흩어지지 않고 다시 땅으로 내려앉았음. 그리고 물처럼 낮은 곳을 따라 흘러가기 시작함.
두께 약 50m의 가스 구름이 계곡을 따라 시속 20~50km로 내려감. 그 길 위에 마을들이 있었음.
이 구름은 거의 보이지 않았음. 색도 냄새도 거의 없는 가스였음. 그 안에 들어간 사람은 숨을 쉬어도 산소가 들어오지 않았음.
잠든 마을 위로, 아무도 모르게 구름이 덮쳐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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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yohan_cuts · 10월 11일 6/10

살아남은 사람 중에 조셉 은크와인이라는 남자가 있었음.
그는 잠들기 전에 뭔가 지독한 냄새를 맡았다고 기억함. 그리고 정신을 잃음. 말도 할 수 없었음.
약 3시간 뒤 그는 다시 깨어남. 그때 옆방에서 딸이 코를 고는 소리가 들렸는데, 그 소리가 아주 이상했다고 함.
딸에게 가려고 일어났지만 그는 그대로 쓰러짐. 딸은 이미 숨져 있었음.
깨어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비슷한 이야기를 함. 정신을 잃었다가 눈을 떴더니, 주변 사람들이 다 숨져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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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yohan_cuts · 10월 11일 7/10

8월 22일 아침, 해가 뜨자 마을은 조용했음. 너무 조용했음.
닭 우는 소리도, 소 우는 소리도 없었음. 가축도, 들짐승도, 새도 쓰러져 있었음. 파리 한 마리 날지 않았음.
호수에서 약 25km 안쪽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음.
숨진 사람 1,746명. 다친 사람 845명. 소 약 3,500마리.
구름은 밤사이 흩어져서 이미 사라진 뒤였음. 남은 건 이유를 알 수 없는 죽음뿐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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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yohan_cuts · 10월 11일 8/10

며칠 뒤 사람들이 호수로 올라가 봤을 때, 호수는 다른 호수가 돼 있었음.
맑고 파랗던 물이 짙은 붉은색으로 변해 있었음.
이유는 바닥 물에 있었음. 호수 깊은 곳 물에는 철분이 많이 녹아 있었는데, 그 물이 뒤집히면서 위로 올라와 공기와 만나 녹이 슨 거임. 쇠가 녹슬면 붉게 변하는 것처럼.
호숫가 나무들은 파도에 쓸려 꺾여 있었음.
호수가 그날 밤 무슨 짓을 했는지, 물 색깔이 말해주고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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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yohan_cuts · 10월 11일 9/10

전 세계 과학자들이 카메룬으로 모여듦. 처음에는 화산이 폭발한 거라고 생각한 사람도 많았음.
근데 조사해 보니 범인은 화산 폭발이 아니라 호수 안에 쌓여 있던 가스였음. 이런 현상을 '호수 분출(림닉 분출)'이라고 부르게 됨.
그리고 사람들은 뒤늦게 기억해 냄. 2년 전인 1984년, 니오스에서 멀지 않은 모노운 호수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걸.
규모가 작아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사건이었음. 같은 경고가 이미 한 번 울렸던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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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yohan_cuts · 10월 11일 10/10

같은 일이 또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방법은 하나였음. 콜라 병의 뚜껑을 아주 조금씩 열어서 가스를 미리 빼는 것.
2001년, 호수 바닥까지 긴 파이프를 꽂음. 바닥의 가스 섞인 물이 파이프를 타고 올라오면서 스스로 거품을 뿜어 올림. 한번 시작되면 전기 없이도 계속 솟음.
2011년에는 파이프를 두 개 더 설치함. 호수를 막고 있던 천연 둑이 약해져 있어서 보강 공사도 함.
지금 니오스 호수 한가운데에는 하얀 분수가 솟고 있음. 하룻밤에 터질 숨을 수십 년에 걸쳐 조금씩 내쉬게 만든 거임.
가장 무서운 위험은 소리도, 색도, 냄새도 없이 온다는 걸 이 호수가 보여줬음. 그리고 그 위험을 막는 건 대개 거창한 장치가 아니라 미리 조금씩 김을 빼는 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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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6개

durang1279 · 10월 11일 #1

진짜 재밌는 계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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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breeze365 · 10월 11일 #2

완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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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fort_ · 10월 11일 #3

우와... 진짜 무섭다 팔로우 합니다.. 안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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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siyusichoi · 10월 11일 #4

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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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ve402402 · 10월 11일 #5

내가 그마을 생존자였더라면 충격이고 너무 무섭고 힘들고 아팠을거야 세상에 눈뜨니 다 죽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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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ibelle_j.y._sohn · 10월 11일 #6

세상에 이런 비극이!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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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resh_maeproject · 10월 11일 #7

퐐로우하고 감다. 넘 슬픈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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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ynpoo · 10월 11일 #8

내가 좋아하는 소재들이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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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ynpoo · 10월 11일 #9

너무 재밌다 ! 자주 올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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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deer · 10월 11일 #10

신기하고 무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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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dongceol3 · 10월 11일 #11

대규모 연탄 가스 중독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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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303kcal_ · 10월 12일 #12

이런 스토리를 원인 알면서도 이유를 알수 없다 외계인 짓이다 이런 영상 올린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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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mini_0316 · 10월 12일 #13

넘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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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cla53 · 10월 12일 #14

살아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남은걸까? 똑같이 가스를 흡입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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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ju_hotel_inn · 10월 12일 #15

원인.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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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msuggyeong4215 · 10월 12일 #16

집중해서 읽었어요 신비롭네요 안타까운 일이고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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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ddory · 10월 12일 #17

완전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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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soeun · 10월 12일 #18

이 계정 대박이다... 너무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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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lie6046 · 10월 12일 #19

연탄가스는 일산화탄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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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djcirjfodk · 10월 12일 #20

너무 소름돋고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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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mang0121 · 10월 12일 #21

얼마나 공포스러운 죽음이었을까
이유를 찾아서 다행인거네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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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youngmi80 · 10월 12일 #22

슬픈일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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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gn_dr.lee_ortho · 10월 12일 #23

집중해서 흥미롭지만 안타까운 이야기 잘 봤습니다~ 이런 거 좋아해서 팔로우도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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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dohan_geunyeo · 10월 12일 #24

와 잼있게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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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bomnal · 10월 12일 #25

슬프지만 흥미롭네요~ 이런 이야기 좋아해서 팔로우 하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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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thats_my_opinion_ · 10월 12일 #26

호에엑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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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ungsoo.kwon · 10월 12일 #27

감사합니다.
자주 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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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00nants · 10월 12일 #28

오.. 넘 재밌는 계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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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infp · 10월 12일 #29

너무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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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3homes · 10월 12일 #30

집중해서 읽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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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boyoung7220 · 10월 12일 #31

현대인들의 마음에도 마음 깊이 꽂을 긴파이프가 필요할듯...
마음에서 비롯된 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아주 조금씩 열어서 화나 스트레스같은 것들을 미리 빼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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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com.jin · 10월 12일 #32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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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mus._.500 · 10월 12일 #33

오 재미있어요 또 해주세요 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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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_18par · 10월 12일 #34

가스 중독이나 이산화탄소 중독. 모두 잠들면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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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hinasnikis · 10월 12일 #35

덜 마신거지 주변에 바람이 불었거나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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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tterfingerscakery · 10월 12일 #36

오 흥미로운 계정이라 팔로우햇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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